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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이고 불만 가득한 남자 필
아침 6시, 한남작 알람에 맞춰 눈을 뜹니다. 그리고 밖을 나서자마자 한 트럭으로 다가가 차를 훔치고 달아납니다. 그렇게 공터에 도착한 남자는 절벽으로 차를 몰아 떨어집니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남자는 멀쩡하게 살아있습니다. 이번에는 트럭으로 뛰어듭니다. 이 남자는 지금 믿을 수 없는 일을 겪고 있습니다.
남자의 이름은 '필' 그의 직업은 기상캐스터입니다. 재치있는 입담과 몸짓으로 꽤나 인기가 있죠 그러나 그는 겉보기와는 달리 매사에 불만이 가득한 사람이었습니다. 필과 다르게 매사에 긍정적인 동료 '리타' 이번 취재는 리타와 함께 동행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필은 동료들과 펑추토니로 향합니다.
'마모트'는 펑추토니를 대표하는 동물인데 고작 동물을 취재하러 간다 생각한 필은 대충 끝내고 돌아가려 합니다. 잠시 후 필과 동료들은 숙소에 도착하고 필은 불평을 하고 리타의 저녁식사 제안을 거절합니다. 다음날 성촉절 아침이 밝아오고 필은 축제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한심하다고 생각합니다. 귀찮을 정도로 말을 거는 호텔 주인에 구걸에 눈빛으로 쳐다보는 노숙자, 거기다가 성가신 동창생 마저 마주칩니다.
동창생이 보험권유까지 하지 진절머리를 냅니다. 필은 취재현장에 도착하고 축제현장을 건성으로 하며 취재를 마칩니다. 빠르게 펑추토니를 벗어나려 발길을 재촉하지만 갑자스러운 폭설로 가는 길이 막혀버립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펑추토니에서 하루를 더 묵게 됩니다.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다.
다음날 아침 한시라도 빨리 돌아가기 위해 준비를 하는데 라디오에서 오늘이 성촉절이라는 멘트가 오고 전날 폭설의 흔적이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호텔에서 마주친 사람들 역시 어제와 똑같은 말로 인사를 건넵니다. 심지어 거리의 노숙자도 보험을 권유하는 동창생까지 전날과 모든것이 똑같이 재현되자 필은 혼란스럽습니다.
축제 현장으로 가 리타에게 자신에게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말하고 이야기를 하자고 합니다. 그렇게 필은 또다시 성촉절 취재를 합니다. 상황파악이 안되고 혼란스러운 필은 하던 일을 내팽개치고 숙소로 돌아갑니다. 저녁이 되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연필을 부러뜨린 후 잠이 듭니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부러뜨린 연필은 원상복구가 되어 있고 방을 나오자 똑같은 상황이 반복됩니다. 그제야 필은 하루가 계속 반복되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필은 곧바로 리타에게 달려가 자신의 상황을 털어놓습니다. 리타는 필을 이상하게 생각하고 병원으로 갈 것을 권합니다. 필은 정말 자신에게 이상이 생긴 건지 확인하기 위해 병원으로 갑니다.
머리에 아무 이상이 없는 필에게 의사는 정신과 진료를 권하지만 내일이 없는 그에게 치료는 의미 없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필은 동네 술집으로 가 마을 사람들에게 한탄을 늘어놓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필은 술에 취한 사람을 대신해 운전을 하게 됩니다. 계속 반복되는 하루라면 책임을 안 져도 되겠다는 술 취한 사람의 말에 필은 차를 박고 돌발행동을 하기 시작합니다.
경찰에 쫓기게 된 필은 결국 구치소에 갇히게 됩니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다시 숙소에서 눈을 뜨고 하루가 반복됩니다. 그렇게 필은 본격적으로 이생활을 이용하려 합니다. 호텔을 나서며 같은 상황에도 이제 능숙하게 대처하고 평소 먹지 않았던 유해한 음식도 마음껏 즐깁니다. 심지어 현금 수송차량에서 거액을 훔쳐 하루 만에 다 써보기도 합니다. 이런 장난들도 슬슬 지루해져 가던 어느 날 필은 새로운 것을 시도해 봅니다.
그것은 바로 동료인 리타를 꼬셔 보는 것이었죠. 리타와 식사를 하며 여러 질문으로 그의 이상형을 알아내고 반복되는 하루를 이용해 리타의 취향을 파악하면서 점점 그녀의 이상형에 가까운 사람이 되고 있었습니다. 리타에게 호감을 잔뜩 산 후 자신의 숙소로 그녀를 초대하고 좋은 분위기를 가집니다.
필의 적극적인 스킨십에 리타는 당황하고 수작에 말려들었다며 숙소를 떠납니다. 다음날 심기일전해 다시 도전해 보지만 늘 결정적인 순간마다 리타에게 따귀를 맞으며 실패합니다. 반복되는 실패에 리타 꼬시기를 포기한 필에게 남은 건 이제 허무함과 지루함 뿐이었습니다.
긍정의 힘과 개과천선
그렇게 점점 지쳐가던 어느 날 이 모든 상황이 마을의 상징인 '마모트'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필은 리타에게 의미심장 한 말을 남기고 트럭으로 향합니다. 트럭을 훔치고 마모트를 납치해 달아납니다. 벼랑 끝으로 돌진한 필은 마모트와 함께 추락을 하고 차는 폭발합니다.
하지만 이 방법도 소용이 없었고 아무리 생을 끝내려 해도 반복되는 하루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모든 것을 포기한 필은 리타에게 자신의 일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솔직하게 털어놓습니다. 하지만 리타가 믿지 않자 처음 보는 사람들의 정보를 줄줄이 얘기하고 리타에 관해 알고 있는 이야기도 말합니다. 한 번도 얘기한 적 없던 자신의 취향까지 정확하게 맞추자 리타는 필을 믿어보기로 합니다.
리타는 필에게 오늘 밤 같이 있어보자며 숙소에서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의미가 없을 거라고 말하는 필에게 리타는 긍정적임 힘을 주고 그 말을 들은 필에게 변화가 찾아옵니다. 다음날 아침 필은 지금까지와 다른 열정적인 삶을 살아보기로 합니다. 피아노도 배우고 얼음조각상도 만들어 보고 문학도 공부 하면서 무한한 시간을 자기 계발로 승화시킵니다.
뿐만 아니라 각종 선행도 마다하지 않고 동네 사람들을 돕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축제가 끝난 후 열린 파티에서 필은 피아노를 연주하고 리타는 그의 모습에 매료됩니다. 필과 리타는 함께 춤을 추고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던 그때 도움을 줬던 사람들에게 연이어 감사 인사를 받습니다. 마침 파티에서는 경매가 열리고 사람들은 필을 무대 위로 올립니다. 생각보다 많은 인기에 필의 입찰가가 점점 오르고 리타는 전재산을 털어 필을 입찰합니다.
그리고 둘은 특별한 데이트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리타와 함께 아침을 맞이합니다.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를 산 필과 그런 그의 가치를 알아봐 준 사람들 덕분에 드디어 필에게 내일이 찾아온 것입니다.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남자가 개과천선하는 과정을 타임루프를 통해 보여준 영화 사랑의 블랙홀이었습니다.